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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놀은 기미에 효과 있나? — 주름개선 고시 성분의 한계

성분 사전2026-09-03·김태영

핵심 요약
  • 레티놀은 국내에서 주름개선 고시 성분(2,500 IU/g, 환산 약 0.075%)이고 미백 고시 9종 목록에는 없습니다. 다만 이는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목록'에 없다는 뜻이며, 개별 심사 경로까지 닫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 색소를 본 임상 성적은 대부분 의약품 트레티노인 0.1%의 것입니다. 40주라는 기간, 24주가 지나서야 나타난 유의차, 88%(비히클군 29%)·67%라는 이상반응 발생률까지 한 묶음이며, 그중 좋은 숫자만 떼어 화장품 레티놀 설명에 옮기면 층위가 무너집니다.
  • 화장품 농도의 레티놀 단독이 기미를 개선한다는 무작위 대조시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레티놀의 인체 근거는 주름·광노화 쪽에 있고, 색소 쪽은 간접·직접 경로를 함께 거론한 리뷰 서술과 서로 엇갈리는 세포 실험까지가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입니다.

레티놀은 기미에 효과 있나?

화장품 농도의 레티놀을 단독으로 발라 기미가 옅어졌는지를 확인한 무작위 대조시험은, 이 글을 준비하며 돌린 검색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레티놀은 국내 고시에서 '피부의 주름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지정되어 있고,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성분 목록에는 이름이 올라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색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레티놀이 따라붙는 이유는, 레티놀과 화학적으로 사촌 격인 의약품 성분에 색소를 본 임상 자료가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헌 분포를 검색식까지 밝혀 두면 근거가 어느 쪽에 몰려 있는지가 선명해집니다. 아래는 2026년 9월 3일 PubMed에서 확인한 건수입니다.

검색식 (PubMed, 2026-09-03 기준)건수비고
`retinol[tiab] AND melasma[tiab]`16건화장품 농도 레티놀 단독을 기제(비히클)와 비교해 기미 지표를 1차 평가한 무작위 대조시험은 없었음
위 검색식 + 무작위대조시험 필터2건병원 시술용 4% 레티놀 필링 연구 1건(PMID 40970768), 레티놀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하이드로퀴논 4%와 비교한 연구 1건(PMID 33026755)
`retinol[tiab] AND (wrinkle OR wrinkles OR photoaging OR photoageing)[tiab]` + 무작위대조시험 필터28건평가 대상은 주름·광노화
`tretinoin[tiab] AND melasma[tiab]` + 무작위대조시험 필터27건국내 화장품에 쓸 수 없는 의약품 성분

적어도 제목·초록 수준의 문헌 분포는 레티놀은 주름 쪽, 색소는 의약품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다만 이 건수에는 리뷰와 시험관 연구가 섞여 있어 인체 시험의 수 자체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레티놀은 국내에서 어떤 지위의 성분인가?

레티놀은 '주름개선' 쪽 고시 성분입니다.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식약처고시 제2025-88호, 2025년 12월 16일 시행) [별표 4]는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기능성화장품의 성분과 함량을 효능별로 나열해 두었는데, 레티놀은 제3호 주름개선 항목에만 등장합니다.

구분별표 4에 고시된 성분·함량
피부의 미백에 도움 (제2호)닥나무추출물 2%, 알부틴 2~5%, 에칠아스코빌에텔 1~2%, 유용성감초추출물 0.05%,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2%, 마그네슘아스코빌포스페이트 3%, 나이아신아마이드 2~5%, 알파-비사보롤 0.5%,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2% (9종)
피부의 주름개선에 도움 (제3호)레티놀 2,500 IU/g, 레티닐팔미테이트 10,000 IU/g, 아데노신 0.04%,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0.05~0.2% (4종)

미백 목록에서 '레티놀'과 '레티닐'을 검색하면 각각 0건입니다. 이 구분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문구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화장품법 시행규칙」 제2조는 '멜라닌색소가 침착하는 것을 방지하여 기미·주근깨 등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제1호)과 '침착된 멜라닌색소의 색을 엷게' 하는 기능(제2호)을 미백으로, '피부에 탄력을 주어 주름을 완화 또는 개선'하는 기능(제3호)을 주름개선으로 각각 다른 호에 두고 있습니다. 법령에서 '기미'라는 단어가 나오는 자리는 미백이지 주름개선이 아닙니다. 미백 고시 성분이 실제로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삼는지는 나이아신아마이드알부틴 쪽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별표 4를 '허용 성분 목록'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같은 규정 제6조제3항은 이 별표에 고시된 품목에 한해 기원·개발경위, 안전성, 유효성 자료의 제출을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별표 4는 자료를 면제받는 지름길이지 효능 표시가 가능한 성분의 전부가 아니며, 시행규칙 제9조에 따른 개별 심사 경로는 별도로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문장은 "레티놀은 미백 기능성이 될 수 없다"가 아니라 "레티놀은 미백 고시 성분 목록에 없다"입니다.

함량 감각도 짚어 둘 만합니다. 「기능성화장품 기준 및 시험방법」 [별표 10]의 비타민A정량법은 1 비타민A 국제단위를 비타민A(알코올형) 0.3 ㎍으로 정의합니다. 이 환산을 적용하면 고시 함량 2,500 IU/g은 레티놀 750 ㎍/g, 곧 0.075%에 해당합니다. 고시에 퍼센트로 적혀 있는 값이 아니라 고시가 정의한 환산계수로 계산한 값이라는 점은 밝혀 둡니다. 참고로 같은 고시 [별표 5]에는 '알부틴·레티놀 크림제'라는 이중 기능성 각조가 있는데, 여기서 미백을 담당하는 주성분은 알부틴이고 레티놀은 주름개선 쪽입니다. 한 제품에 두 기능성이 함께 있다고 해서 레티놀이 미백 성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 색소 이야기마다 레티놀이 등장하나?

레티노이드 계열이 색소와 엮이는 통로로 '각질 turnover를 통한 간접 경로'가 주로 거론돼 왔기 때문입니다. 색소질환에서 레티노이드의 작용을 정리한 2006년 리뷰는 네 가지 간접 경로를 듭니다.

  • 표피 각질형성세포의 turnover 촉진
  • 멜라노좀 전달 감소
  • 표피 재생을 통한 멜라닌의 빠른 탈락
  • 각질층·투과장벽이 바뀌면서 함께 바른 미백 성분의 침투와 생체이용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

다만 같은 리뷰는 멜라노사이트에 대한 직접 작용 가능성도 함께 열어 두었습니다. 리뷰 저자들은 여러 시험관 연구에서 시스·트랜스 레티노산이 자외선B로 자극된 멜라닌 생성을 타이로시나제 활성과 멜라닌 합성 측면에서 억제했다는 점을 들어, 국소 레티노이드가 멜라노사이트와 각질형성세포에 대한 직접 작용을 통해 표피 멜라닌 양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했습니다. 또 이 리뷰는 레티놀을 포함한 국소 레티노이드가 광노화 피부의 색소 불균일을 개선한다고 기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기미가 아니라 광노화 피부에 대한 서술이고, 이 리뷰에서 기미 단독요법으로 개선이 기술된 물질은 레티노산이지 레티놀이 아니며, 리뷰 스스로 "이러한 효과의 기저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색소가 왜 자리를 잡는지에 대한 배경은 기미가 생기는 경로 쪽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세포 실험으로 내려가면 결과가 한 방향이 아닙니다. 아래는 모두 시험관·세포주 실험이며, 사람 피부에서 같은 결과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모델처리 물질결과방향
마우스 B16 흑색종 세포 (PMID 18838813)레티노산·레티놀자극된 멜라닌 합성 감소, 타이로시나제 발현 농도의존적 감소억제
마우스·햄스터 흑색종 세포주 (PMID 2107263)레티노산0.1 nM부터 유도성 색소 억제, 기저 상태의 효소 활성·멜라닌 함량은 변화 없음부분 억제
색소 피부등가물 + 사람·마우스 멜라노사이트 단층배양, 2001 (PMID 11514127)레티노산멜라닌 생성 억제 실패, 저자들은 각질형성세포 증식·표피 turnover 가속 쪽으로 해석억제 안 됨
사람 멜라노사이트, 2013 (PMID 23867358)레티노산 1.0 μM처음 6시간 멜라닌 함량·타이로시나제 활성이 유의하게 증가한 뒤 감소로 전환이상성

시험관 결과는 서로 엇갈리고 그나마 대부분 레티놀이 아니라 레티노산으로 수행됐습니다. 2013년 논문도 서두에서 레티노이드의 멜라닌 경로 영향에 대해 상충되는 데이터가 보고돼 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레티놀과 트레티노인은 무엇이 다른가?

같은 비타민A 계열이지만 화합물 자체가 다르고, 국내에서 놓인 자리도 정반대입니다. 레티놀은 C20H30O(분자량 286.5)인 알코올이고, 트레티노인(올트랜스레티노산)은 C20H28O2(분자량 300.4)인 카복실산입니다.

레티놀트레티노인
국내 지위화장품 원료, 주름개선 고시 성분「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 1] '사용할 수 없는 원료' 등재
사용 경로일반 유통 화장품전문의약품(트레티노인 0.05% 크림 등, 해당 품목은 2024-10-25 허가 취하)
고시된 함량2,500 IU/g(환산 약 0.075%)해당 없음 — 화장품 사용 불가
표시 가능한 효능"피부의 주름개선에 도움을 준다"허가받은 의약품 효능·효과(여드름, 광노화 완화 등)

즉 트레티노인은 국내 화장품에 넣을 수 없는 성분이고, 레티놀은 화장품 원료입니다. 두 성분을 같은 문장에서 섞어 쓰는 순간 층위가 무너집니다. 처방으로만 다루는 색소 관련 제제가 왜 따로 존재하는지는 멜라논크림 편에, 연고와 크림이 갈리는 지점은 색소침착 연고와 크림의 경계 쪽에 정리했습니다.

'레티놀이 피부에서 트레티노인으로 바뀌니 결국 같은 것'이라는 설명도 자주 보이는데, 1차 자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람 피부에 최대 1.6% 레티놀을 4일간 폐쇄첩포한 1995년 시험에서 표피 두께는 1.5배 늘고 표피 레티닐 에스터는 240배 증가했지만, 레티노산은 0·6·24·96시간 어느 시점에서도 검출되지 않거나 흔적량만 나왔습니다. 배양 각질세포에서는 레티노산이 저장 효소(LRAT)를 8배 유도해 레티놀을 에스터로 묶어 두고, 그 결과 레티놀에서 레티노산으로 가는 전환을 50% 줄이는 자가조절 회로가 작동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많이 바른다고 그만큼 활성형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두 성분의 인체 시험은 각각 무엇을 보았나?

트레티노인 임상은 색소를 봤고, 레티놀 임상은 대체로 주름을 봤습니다. 이 차이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의약품 쪽부터 보겠습니다. 기미 환자를 대상으로 0.1% 트레티노인을 40주간 매일 도포한 1993년 무작위 비히클 대조시험에서, '호전 또는 크게 호전'으로 평가된 사람은 트레티노인군 19명 중 13명(68%), 비히클군 19명 중 1명(5%)이었습니다(P=0.0006). 다만 유의한 차이는 24주가 지나서야 처음 나타났고, 저자들은 결론에 '개선이 느리다'고 적었습니다. 조직학적으로 표피 색소는 36% 감소했지만, 홍반·인설 같은 중등도 피부 이상반응이 트레티노인군의 88%, 비히클군의 29%에서 발생했습니다. 흑인 기미 환자 28명이 완료한 1994년 10개월 시험에서는 MASI 점수가 트레티노인군 32%, 비히클군 10% 개선됐고 트레티노인군 67%에서 경증 레티노이드 피부염이 나타났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 성적조차 보는 각도에 따라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2010년 코크란 리뷰가 1994년 시험을 재분석했을 때 '개선/현저히 개선' 참가자 비율은 트레티노인군 15명 중 11명 대 위약군 13명 중 6명으로 군간 유의차가 없었고(P=0.07, RR 1.59, 95% CI 0.82~3.08), 유의한 차이는 MASI 지표에서만 나왔습니다. 같은 리뷰는 기미 연구들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다고 총평했고, 레티노이드를 단독으로 위약과 비교한 연구는 트레티노인 2건과 이소트레티노인 1건뿐이어서(나머지는 하이드로퀴논 등과의 복합제) 화장품 레티놀은 애초에 평가 대상에 없었습니다. 2020년 근거중심 리뷰(113건, 6,897명)도 가장 잘 연구된 치료로 하이드로퀴논 단독요법과 삼중복합크림을 꼽았을 뿐, 화장품 레티놀은 결론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둘은 국내에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 영역이며, 이 글의 판단 대상이 아닙니다. 임상 자료를 읽을 때 어떤 지표를 봤는지가 왜 중요한지는 인체적용시험이란 무엇인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제 화장품 쪽입니다. 레티놀 단독의 대표적 인체 무작위 시험인 2007년 연구는 0.4% 레티놀 로션을 평균 87세 36명의 '팔'에 연구자가 최대 주 3회, 24주간 발라 준 좌우 비교였고, 1차 평가변수는 잔주름이었습니다(레티놀 -1.64 대 비히클 -0.08, P<.001). 색소 지표는 측정 항목에 없었습니다. 일본 중년 여성 대상 26주 반얼굴 시험에서는 레티놀 0.075% 크림이 미세주름 개선 50%(비히클 24%), 깊은 주름 개선 28%(비히클 2%)를 보였습니다. 여기서도 평가한 것은 주름입니다. 레티놀 0.5%와 바쿠치올 0.5%를 12주간 비교한 2019년 시험에서는 연구진이 두 군 모두에서 주름 면적과 과색소침착 점수가 시험 전보다 낮아졌다고 보고했지만, 이 연구는 기제 대조군이 없는 '활성 대 활성' 설계였고 대상 질환도 기미가 아니라 안면 광노화였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레티놀이 위약보다 색소를 줄였다'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역가 비교도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 피부에서 레티노산 4-수산화효소 유도를 지표로 삼았을 때, 레티노산은 폐쇄첩포 조건에서 0.001~0.05% 구간이 선형 용량반응을 보였고, 유의한 유도에 필요한 농도는 레티놀 0.025%, 레티날데하이드 0.01%, 레티닐팔미테이트 0.6%였으며, 저자들은 레티놀 0.25%가 레티노산 0.025%와 유사한 세포·분자 변화를 유도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표는 색소가 아니라 분자 마커이고 특수 용매와 폐쇄첩포 조건에서 얻은 값입니다. '레티놀 0.25%는 트레티노인 0.025%와 같은 미백 효과'라는 식으로 옮기면 근거가 없는 문장이 됩니다.

레티놀을 쓸 때 실제로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자극과 함량 감소, 두 가지가 실제로 확인된 문제입니다. 다만 앞서 나온 67%·88% 같은 자극 발생률은 전부 의약품 트레티노인 임상 수치이며(염증후 과색소침착 시험에서는 레티노이드 피부염 50%), 화장품 레티놀 사용자의 자극 발생률을 정량한 문헌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화장품 층위에서 확인된 것은 레티놀 0.3%와 0.5% 세럼을 12주간 반얼굴로 비교한 시험(n=37, PMID 32428912)에서 이상반응이 대부분 경도~중등도 피부 자극이었고 0.5% 쪽에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정도입니다(다만 이 시험은 기제 대조군 없이 양쪽 모두에서 과색소침착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의약품 쪽에서는 광노화 환자 99명을 대상으로 트레티노인 0.1%·0.025%·비히클을 48주간 비교한 시험에서 0.1%와 0.025%의 광노화 개선 정도에 차이가 없고 자극만 고농도에서 유의하게 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PMID 7544967). 다만 이는 화장품에 쓸 수 없는 의약품의 광노화 성적이므로, 화장품 레티놀의 농도-자극-효과 관계로 옮길 수 없습니다.

함량 문제는 화장품 층위에서 오히려 더 또렷합니다. 시판 화장품 12종에 든 레티노이드 유도체 16개를 6개월간 추적한 연구에서, 25℃ 보관 시 함량이 0~80% 감소했고 40℃에서는 40~100% 감소했으며 빛에 의한 분해가 온도에 의한 분해보다 두드러졌습니다. 일부 제품은 표시 함량보다 실제 함량이 낮았습니다. EU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도 레티놀이 산소·열·빛·중금속에 민감하며 화장품에서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성분표에 이름이 있다는 것과 개봉 후 몇 달 뒤에도 그만큼 남아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성분별로 바르는 시간대를 어떻게 나누는지는 아침·저녁 사용 시간대 쪽에 정리했습니다.

임신·수유는 층위를 반드시 갈라야 합니다. 유럽의약품청은 2018년 검토에서 국소 레티노이드(아다팔렌·타자로텐·트레티노인)를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확정했습니다. 이 검토의 대상은 경구 레티노이드를 포함한 레티노이드 '의약품' 7종이며, 화장품 원료인 레티놀은 명시 대상에 없습니다. 국내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에도 레티놀 관련 표시 항목은 없습니다. 이는 규제 사실일 뿐 안전성 판단이 아닙니다. 임신 중 색소 변화 자체와 이 시기의 선택지는 임신 기미 쪽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국내에는 레티놀 농도 상한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전문 검색에서 레티놀은 사용할 수 없는 원료([별표 1])에도,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별표 2])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EU는 2024년 규정으로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의 최대 농도를 바디로션 0.05% 레티놀 당량, 그 밖의 씻어내지 않는 제품과 씻어내는 제품 0.3% 레티놀 당량으로 제한하고 '비타민A 함유, 사용 전 일일 섭취량을 고려하십시오' 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이 제한의 이유는 피부 자극이 아니라 식품·보충제를 합친 비타민A 총 노출량 관점이라는 점, 그리고 한국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 문구에서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나?

레티놀을 근거로 기미 관련 문구를 쓰는 것은 규정상 막혀 있습니다.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 5]는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기능성화장품이 아닌데 그렇게 오인하게 하는 표시·광고,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하는 광고를 모두 금지합니다. 식약처의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2024년 5월판)은 '기미, 주근깨 완화에 도움'을 실증 대상으로 올리면서 근거를 '미백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자료'로 못 박았습니다. 레티놀은 미백 고시 성분 목록에 없으므로 보고 경로를 미백 효능으로는 쓸 수 없고, 결국 개별 심사로 완제품 자료를 갖추지 않는 한 이 문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같은 지침은 '주름개선 효과가 있는 OO 원료'처럼 원료 설명이 완제품 효능으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도 오인 우려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또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 제3조제3항은 실증자료가 광고 주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여드름 개선을 표방하면서 조성물 특허자료를 내는 경우를 잘못된 예로 듭니다. 원료 논문이나 특허로 완제품 효능을 대신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지침 자체는 첫머리에 대외적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법으로 금지'가 아니라 '식약처의 입장'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 구조는 레티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시 목록에 없는 성분이 색소 맥락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트라넥삼산 편에서도 거의 같은 형태로 반복됩니다. 성분의 과학적 가능성과 제품이 표시할 수 있는 문구는 서로 다른 층위이고, 둘을 겹쳐 읽으면 소비자 쪽에서 기대가 먼저 부풀게 됩니다.

결국 무엇을 기억해야 하나?

1. 레티놀은 국내에서 주름개선 고시 성분(2,500 IU/g, 환산 약 0.075%)이고 미백 고시 9종 목록에는 없습니다. 다만 이는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목록'에 없다는 뜻이며, 개별 심사 경로까지 닫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2. 색소를 본 임상 성적은 대부분 의약품 트레티노인 0.1%의 것입니다. 40주라는 기간, 24주가 지나서야 나타난 유의차, 88%(비히클군 29%)·67%라는 이상반응 발생률까지 한 묶음이며, 그중 좋은 숫자만 떼어 화장품 레티놀 설명에 옮기면 층위가 무너집니다.

3. 화장품 농도의 레티놀 단독이 기미를 개선한다는 무작위 대조시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레티놀의 인체 근거는 주름·광노화 쪽에 있고, 색소 쪽은 간접·직접 경로를 함께 거론한 리뷰 서술과 서로 엇갈리는 세포 실험까지가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레티놀 화장품을 바르면 기미가 옅어지나요?

화장품 농도의 레티놀 단독으로 기미가 옅어졌는지를 확인한 무작위 대조시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색소 관련 임상 성적은 대부분 국내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인 트레티노인의 것이고, 레티놀 쪽 인체 시험은 대체로 주름을 평가했습니다. 레티놀 제품의 주름개선 쪽 근거는 별개로 존재하지만, 기미를 겨냥한 근거로 삼기에는 자료가 비어 있습니다.

레티놀 농도가 높을수록 색소에 더 좋은가요?

그렇게 볼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레티놀 0.3%와 0.5% 세럼을 12주간 반얼굴로 비교한 시험(PMID 32428912)에서 이상반응은 0.5% 쪽에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배양 각질세포 연구에서는 활성형이 늘면 저장 효소가 유도돼 레티놀에서 레티노산으로 가는 전환이 50% 줄어드는 자가조절 회로가 보고됐습니다. 참고로 의약품 트레티노인 쪽에는 0.1%와 0.025%를 48주간 비교해 광노화 개선 정도는 비슷하고 자극만 고농도에서 컸다는 시험이 있지만, 이는 국내 화장품에 쓸 수 없는 의약품의 광노화 성적이고 평가 지표도 색소가 아닙니다. 화장품 레티놀의 농도와 색소의 관계를 본 시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레티놀은 왜 밤에 바르라고 하나요?

밤 사용 권고의 이유를 직접 검증한 문헌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 가능한 1차 근거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의약품 트레티노인 라벨의 광민감성 경고와 저녁 1회 도포 용법이고, 다른 하나는 화장품 안에서 레티노이드가 빛에 의해 온도보다 더 빠르게 분해된다는 안정성 자료입니다. 어느 쪽도 '밤에 바르는 이유는 이것이다'라고 검증한 것은 아닙니다.

임신 중에 레티놀 화장품을 써도 되나요?

국내 화장품 법령에 레티놀 화장품의 임신 관련 표시 의무나 금기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유럽의약품청이 2018년에 임신 중 사용을 금지한 국소 레티노이드는 아다팔렌·타자로텐·트레티노인이고, 이 검토의 대상은 경구제를 포함한 레티노이드 의약품 7종이며 화장품 레티놀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다만 규정이 없다는 것이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므로, 판단 기준이 비어 있는 영역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사용 여부는 담당 의사·약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길 권하며, 성분별로 근거가 어디까지 확인됐는지는 기미크림 총정리 쪽을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레티놀과 미백 성분을 같이 써도 되나요?

병용의 자극 정도를 정량한 1차 임상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FDA의 트레티노인 라벨은 벤조일퍼옥사이드·황·레조시놀·살리실릭애씨드와 함께 쓸 때 자극이 커질 수 있다고 적고 있고, 같은 라벨은 강한 건조 효과가 있는 제품, 고농도 알코올 함유 제품, 아스트린젠트도 함께 피하라고 권고합니다. 다만 이는 화장품에 쓸 수 없는 의약품의 라벨이라 레티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여기에 이름이 없는 성분이라고 해서 병용이 검증됐다는 뜻도 아닙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함께 써서 레티놀 자극이 줄었는지를 비교군을 두고 검증한 시험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레티노이드가 각질층과 투과장벽을 바꾸면 함께 바른 성분의 침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리뷰 서술까지입니다.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