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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넥삼산 크림, 기미에 정말 근거가 있나? — 기전·임상 근거와 국내 미백 고시 원료 기준 총정리
- 트라넥삼산의 작용은 티로시나제 직접 억제가 아니라 플라스민 경로를 통한 간접 억제이며, 혈관성 요인까지 함께 보고된 다중 기전입니다.
- 국소 도포의 임상 근거는 하이드로퀴논과 동등한 수준까지는 확인됐지만 비히클 대비 단독 우위는 아직 경계선에 있어, 농도 숫자보다 전달 설계가 실효를 가릅니다.
- 국내에서 트라넥삼산은 식약처 미백 고시 원료 9종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개별 심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에 '미백 기능성'을 표방할 수 없습니다.
트라넥삼산은 어떤 성분인가?
트라넥삼산(tranexamic acid)은 본래 피부 성분이 아니라 합성 지혈제입니다. 플라스미노겐의 라이신 결합부위를 경쟁적으로 저해해 섬유소 용해를 막는 항섬유소용해제로, 미국 FDA 승인 적응증도 과다 월경 출혈과 혈우병 환자의 단기 출혈 예방(경구·주사)뿐입니다(Chauncey & Wieters, StatPearls 2023). 한국에서도 경구 제제는 식약처 허가 전문의약품(지혈제)입니다(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 즉 트라넥삼산의 색소침착 개선 용도는 원 개발 목적이 아니라 지혈제로 쓰이던 중 파생된 용도이며, 이 지혈제 출신이라는 배경이 간접 억제 기전과 국내 규제 지위를 동시에 설명해 줍니다.
어떤 원리로 멜라닌 생성을 줄이나?
트라넥삼산은 멜라노사이트의 티로시나제를 직접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케라티노사이트에서 멜라노사이트로 향하는 상류 자극 신호를 플라스미노겐·플라스민 경로 차단으로 끊는 간접 억제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출발점은 1998년 동물실험으로, 기니피그에 UV 조사 후 2~3% 국소 도포 시 색소침착이 억제되고 멜라닌 함량이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는데, 저자들은 UV로 유도되는 표피 플라스민 활성 억제를 기전으로 지목했습니다(Maeda & Naganuma 1998). 이후 인간 멜라노사이트 배양 실험에서 결정적 단서가 나옵니다. 케라티노사이트 조건배지(KCM)가 없으면 티로시나제 활성을 낮추지 못했고, KCM이 있을 때만 억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Maeda & Tomita 2007). 케라티노사이트가 멜라노사이트로 보내는 자극 신호(아라키돈산→프로스타글란딘 경로, 유로키나제형 플라스미노겐 활성인자 등)를 플라스미노겐/플라스민 시스템 차단으로 끊는 '간접 억제' 기전이라는 뜻입니다(Maeda & Tomita 2007; Chen 2024).
트라넥삼산에는 색소 경로 외의 차별점이 하나 더 보고돼 있습니다 — 혈관에 대한 작용입니다. in vitro에서 VEGF 수용체(VEGFR-1/-2) 신호를 억제해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이동·관 형성을 줄였고(Zhu 2020), 기미 환자 임상(경구+국소 병행, 8주)의 조직검사에서는 표피 색소침착뿐 아니라 진피 혈관 수·비만세포 수 감소까지 확인됐습니다(Na 2013). 기미의 혈관성 요인까지 다루는 다중 기전이 보고된 성분이라는 점이, 티로시나제 억제 일변도의 기존 미백 성분과 구분되는 지점입니다.
임상 근거는 어느 정도 쌓였나?
트라넥삼산의 임상 근거는 '국소 도포는 하이드로퀴논과 동등하지만, 비히클 대비 단독 우위는 제한적'으로 요약됩니다. 다만 비교 대상인 하이드로퀴논은 국내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이자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 성분이므로, 아래 수치는 화장품끼리의 비교가 아니라 의약품을 기준선으로 놓고 측정한 연구 결과라는 점을 전제로 읽어야 합니다. 국소 5% 용액은 3% 하이드로퀴논과의 12주 100명 RCT에서 MASI 감소율 27% vs 26.7%로 동등했고, 자극 반응은 트라넥삼산 쪽이 더 적었으며 환자 만족도는 유의하게 높았습니다(Janney 2019). 5% 크림의 12주 split-face 비교(100명)에서도 4% 하이드로퀴논과 동등한 개선을 보였고, 조직학적 멜라닌 면적 감소는 오히려 우수했습니다(El-Husseiny 2020).
다만 국소 도포 단독의 근거에는 한계도 명확합니다. 11개 연구 667명 메타분석에서 경구는 SMD 2.46, 병변 내 주사는 1.42로 유의했지만, 국소 도포는 1.36(p=0.08)으로 통계적 유의성 경계선에 그쳤습니다(Kim 2017). 23명을 대상으로 한 12주 split-face 이중맹검 RCT에서는 23명 중 18명(78.2%)이 얼굴 한쪽 또는 양쪽에서 멜라닌 지수 감소를 보였고 MASI도 양쪽 모두 유의하게 낮아졌지만, 5% 젤 도포면이 비히클(기제) 도포면보다 우수하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고 홍반만 트라넥삼산 도포부에서 유의하게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Kanechorn Na Ayuthaya 2012). 경구 250mg 1일 2회와 국소 5% 크림을 직접 비교한 12주 RCT에서는 MASI 감소율 58.86% vs 50.88%로 유의차가 없었지만(Heidary 2025), 경구는 의약품 용법이므로 화장품 맥락에서는 국소 결과만 떼어 봐야 합니다.
한국에서 '미백 기능성' 표방이 가능한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트라넥삼산은 식약처 미백 기능성 고시 원료가 아니어서, 개별 심사를 따로 통과하지 않는 한 '미백 기능성'을 표방할 수 없습니다. 국내 고시 미백 원료(자료제출 생략 품목)는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텔,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마그네슘아스코빌포스페이트,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보롤,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의 9종이며 트라넥삼산은 목록에 없습니다(한국소비자원 2022,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4 기준). 고시 원료가 아니므로 고시 기준에 따른 보고 경로를 쓸 수 없고, 미백 기능성을 인정받으려면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갖춘 개별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이미 심사를 받은 품목과 주성분·함량·효능효과가 동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고가 가능합니다)(화장품법 시행규칙 제10조).
일본과 대비하면 규제 지위가 뚜렷이 갈립니다. 일본은 2002년 후생노동성이 트라넥삼산을 색소침착 개선 의약부외품 유효성분으로 승인했습니다(Ando 2010). 그러나 한국에서 기능성화장품이 아닌 제품에 '미백' 오인 표시·광고를 하면 화장품법 제1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등의 금지) 위반에 해당해 같은 법 제37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징역형과 벌금형 병과 가능) 대상이 될 수 있고,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조사한 미백 기능성화장품 20개 중 7개 제품이 미백 효과와 무관한 성분을 표시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기능성을 광고해 해당 사업자들이 시정권고를 받았고, 그중 3개는 식약처 심사(보고)를 받지 않은 기능성 원료와 효능을 함께 광고한 사례였습니다(한국소비자원 2022). 따라서 개별 심사를 거치지 않은 트라넥삼산 함유 제품에 "미백 기능성", "미백 효과가 있는 원료" 같은 표현은 쓸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미백'을 표방하려면 고시 원료를 사용해 보고한 품목이거나 안전성·유효성 자료로 개별 심사를 통과한 기능성화장품이어야 하며, 실제 유통되는 미백 기능성 제품의 대부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총정리에서 다루는 고시 원료 기반입니다.
혈전 이슈는 바르는 제품에도 해당되나?
현재까지 보고된 근거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 혈전 경고는 전신 노출이 발생하는 경구·주사 의약품에 결부된 이슈이며, 국소 도포에서 혈전 관련 이상반응이 보고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경구 제제 라벨은 활동성 혈전색전 질환이나 혈전증 병력·내재적 위험이 있는 경우, 복합 호르몬 피임제 병용을 금기로 명시하고(DailyMed, Lysteda 라벨), 국내 허가사항도 혈전성 질환 병력자 신중 투여, 태반 통과를 이유로 임부 신중 투여를 명시합니다(식약처 허가정보, 약학정보원). 이는 모두 '먹는 의약품'의 라벨입니다.
바르는 트라넥삼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경구·주사 제제와 별개로 평가됩니다. 문헌상 국소 트라넥삼산의 보고된 부작용은 홍반·자극·건조·각질 들뜸 등 경미하고 일시적인 국소 반응에 그치며, 전신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Kim 2017; AlJabr 2026). 경구 제제는 의사의 처방과 금기 스크리닝을 전제로 하는 의약품이므로 이 글에서는 용법·용량을 다루지 않습니다. 참고로 기미 관련 경구 연구들(1일 500~1,500mg)을 묶은 메타분석에서 혈전색전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고, 보고된 부작용은 희발월경(14.7%), 두통(11%), 트림(9.2%), 복부 경련(6.9%), 심계항진(2%), 혈관부종을 동반한 두드러기성 발진(2%)이었습니다(Kim 2017). 다만 이들 연구는 혈전 병력자 등 위험군을 사전에 배제한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해,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색전 위험을 판단할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경구=의약품, 국소=화장품'의 경계를 흐리지 않는 것이 이 성분을 다루는 기본기입니다.
제품으로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하나?
트라넥삼산 제품은 표시된 농도 숫자보다, 친수성 분자를 각질층 안으로 넣어 주는 전달 설계를 먼저 봐야 합니다. 임상에서 검증된 범위는 2% 제형의 경우 시트마스크 주 3회에 에멀전 1일 2회를 12주간 병행한 조건, 3~5% 크림·용액의 경우 1일 2회 12주 수준이고(AlJabr 2026), 10%와 5%를 직접 비교한 이중맹검 RCT가 있지만 16명(군당 8명)·8주 규모라 '차이 없음'을 동등성 근거로 보기는 어렵고, 저자들은 농도를 더 높이지 않아도 5%가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Mawu 2024). 문제는 흡수입니다. 트라넥삼산은 XLogP -2, 분자량 157.21의 강한 친수성 분자라 지질로 채워진 각질층 통과가 근본적으로 불리합니다(PubChem CID 5526 — 투과 불리 해석은 추론입니다). 5% 젤조차 비히클 대비 우위를 못 보인 RCT(Kanechorn Na Ayuthaya 2012)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체외 피부 투과 실험에서 이온페어링 복합체로 표면 전하를 낮추자 1시간 시점 투과가 약 2.24배(이후 2~6시간 시점에서는 약 1.4배) 빨라졌고(Skin Res Technol 2025), 트라넥삼산+나이아신아마이드 복합 크림은 3개월 시험에서 하이드로퀴논 4%와 유사한 멜라닌 지수 감소를 훨씬 낮은 이상반응률(3.03% vs 18.18%)로 달성했습니다(Sci Rep 2025).
마이크로니들링(MASI 개선 44.41%, Budamakuntla 2013)이나 이온토포레시스(Guo 2024), 250μm 마이크로니들 어레이 병용(Medicine 2017) 같은 물리적 전달은 반응을 키우지만 모두 의료기관 시술 조건으로, 홈케어 도포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됩니다. 기미 대응 제품에서 성분 조합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기미크림 총정리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결국 무엇을 기억해야 하나?
세 가지입니다. 첫째, 트라넥삼산의 작용은 티로시나제 직접 억제가 아니라 플라스민 경로를 통한 간접 억제이며, 혈관성 요인까지 함께 보고된 다중 기전입니다. 둘째, 국소 도포의 임상 근거는 하이드로퀴논과 동등한 수준까지는 확인됐지만 비히클 대비 단독 우위는 아직 경계선에 있어, 농도 숫자보다 전달 설계가 실효를 가릅니다. 셋째, 국내에서 트라넥삼산은 식약처 미백 고시 원료 9종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개별 심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에 '미백 기능성'을 표방할 수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트라넥삼산 크림은 미백 기능성 화장품인가요?
아닙니다. 트라넥삼산은 식약처 미백 고시 원료 9종에 포함되지 않아, 개별 심사를 통과하지 않는 한 '미백 기능성'을 표방할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2002년 의약부외품 미백 유효성분으로 승인된 이력이 있지만, 이는 일본 규제 기준이며 국내 표시광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바르는 트라넥삼산도 혈전 위험이 있나요?
혈전 경고는 경구·주사 의약품 라벨의 이슈입니다. 국소 도포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부작용은 홍반·자극·건조·각질 들뜸 등 경미한 국소 반응이며, 전신 이상반응이 보고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는 혈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뜻은 아니며, 혈전성 질환 병력이 있다면 경구 복용은 의사 판단 없이 접근할 영역이 아닙니다.
트라넥삼산 크림은 몇 % 농도가 기준인가요?
임상 근거는 2~5% 범위에 몰려 있습니다. 10%와 5%를 비교한 소규모 시험(16명·8주)에서 두 농도 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연구자들은 농도를 더 올리지 않아도 5%가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국내 화장품 배합한도로 정해진 수치는 아닙니다). 다만 강한 친수성 탓에 흡수가 제형 설계에 크게 좌우되므로, 농도 숫자보다 전달 기술(이온페어링, 니오좀 등) 유무가 실효를 가릅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와 같이 써도 되나요?
병용 근거가 있습니다. 트라넥삼산+나이아신아마이드 복합 크림이 3개월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에서 하이드로퀴논 4%와 유사한 멜라닌 지수 감소를 더 낮은 이상반응률로 보였습니다. 기전상으로도 플라스민 경로 차단(트라넥삼산)과 멜라노좀 이동 억제(나이아신아마이드)로 작용 지점이 다릅니다.
임산부가 사용해도 되나요?
경구 트라넥삼산은 태반을 통과해 국내 허가사항상 임부 신중 투여 대상이며, 임의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국소 도포를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는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뜻이 아니라 임부를 대상으로 한 국소 트라넥삼산 연구 자체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임신 중 기미는 사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먼저 받는 것이 안전한 접근입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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