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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글루타치온, 미백에 효과 있나? — 리포좀·필름형이 내세우는 것은 '흡수'이지 '피부색'이 아닙니다
먹는 글루타치온이 미백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려면 두 가지가 모두 확인돼야 하는데, 지금 확인된 것은 어느 쪽도 아닙니다. 첫째 조건인 '먹으면 흡수되느냐'는 30년째 문헌이 갈리고 있고, 둘째 조건인 '흡수되면 피부색이 옅어지느냐'는 애초에 두 질문을 이어 붙일 자료가 없습니다. 흡수를 다툰 사람 대상 연구 7편의 원문을 열어 종말점을 하나씩 확인해 보면, 피부 색소나 멜라닌 지수를 잰 연구는 0편입니다(리포좀 시험은 뒤에서 따로 봅니다). 전부 혈중·조직 글루타치온 농도, 산화스트레스 지표, 면역 지표를 쟀습니다.
색소를 실제로 잰 경구 시험은 완전히 별개 계열로 존재합니다. 그중 글루타치온만 단독으로 12주간 위약과 비교한 무작위·이중맹검 시험(태국 여성 57명 분석)의 본문은 "멜라닌 지수가 위약보다 낮아지는 경향은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 > 0.05)"고 적었습니다. 유의했던 결과는 사후에 나눈 40세 초과 하위군에서, 6개 측정 부위 중 1곳에서, 7명 대 10명 비교로 나온 P=0.031 하나뿐입니다. 인원이 더 많은 12주 시험도 있지만(인도네시아 다기관 83명), 그쪽은 글루타치온에 아스코르브산·알파리포산·아연을 더한 4성분 복합제라서 글루타치온 단독의 몫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척추는 문장 하나입니다. '흡수가 개선됐다'와 '미백이 입증됐다'는 서로 다른 명제입니다.
여기에 국내 사정이 하나 더 붙습니다. 먹는 글루타치온은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 공전의 고시형 기능성 원료 69종에도, 개별인정 원료 465건에도 글루타치온은 없고, 그보다 근본적으로 '피부 미백'이라는 식품 기능성 항목 자체가 국내 제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면 바르는 것에는 「화장품법」이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법정 항목으로 두고 품목별 심사·보고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바르는 것에는 심사받을 창구가 있고, 먹는 것에는 창구 자체가 없다 — 이것이 이 글의 두 번째 축입니다.
이해관계를 먼저 밝힙니다. 필자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기미크림)을 기획해 판매하는 브랜드 운영자이고, 먹는 형태의 이너뷰티 보조제(비오틴 계열)도 판매합니다. 다만 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입니다(2026년 8월 확인). 즉 이 글에서 다루는 '먹는 것에는 기능성 심사 창구가 없다'는 규제 사실은 남의 제품이 아니라 필자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어떤 제품도 권하지 않으며, 1차 문헌과 규제 원문을 직접 열어 근거의 층위만 갈라놓는 글입니다.
글루타치온의 미백 기전(티로시나제 억제, 유멜라닌에서 페오멜라닌으로의 전환)과 바르는 것·주사의 근거는 앞선 글 글루타치온, 미백에 정말 효과 있나?에 정리해 두었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먹는 형태' 하나만 다룹니다.
먹는 글루타치온은 흡수되나?
결론은 "연구마다 다르고, 무엇을 언제 어디서 쟀느냐에 따라 갈린다"입니다. 흡수 자체를 부정한 고전은 1992년 Witschi 등의 연구입니다. 건강한 자원자 7명에게 0.15 mmol/kg(논문이 결론 문장에서 스스로 "단회 3 g"으로 환산해 표기)을 단회로 먹이고 270분간 혈장을 추적했는데, 혈장 글루타치온·시스테인·글루타메이트의 기저치는 각각 6.2 / 8.3 / 54 μmol·l⁻¹였고 세 항목 모두 유의한 상승이 없었습니다. 결론 원문은 "사람에서 글루타치온의 전신 이용률은 무시할 만한 수준(negligible)"이며, 그 이유로 장과 간의 감마-글루타밀트랜스퍼라제(GGT)에 의한 가수분해를 지목했습니다. 먹은 글루타치온이 소장 상피와 간을 지나며 아미노산 단위로 쪼개진다는 설명입니다. 이 연구는 HIV 감염자·간경변 환자 같은 저(低)글루타치온 상태에서 경구 보충이 치료적으로 유익한지를 보려던 것이고, 미용·피부 목적 연구가 아니었습니다.
2011년 Allen과 Bradley의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성인 40명(39명 완료)에게 하루 1,000 mg을 4주간 투여했는데, 1차 종말점인 뇨중 F2-이소프로스탄(p=0.38)과 8-OHdG(p=0.27)는 물론 적혈구의 총 환원형 글루타치온(p=0.67)과 GSH:GSSG 비(p=0.99)까지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는 한 가지 뒤집힌 사실이 붙어 있습니다. 이 '효과 없음' 연구의 자금을 댄 곳이 글루타치온 원료 제조사(일본 Kohjin Co., Ltd.)입니다. 사사 문구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업체가 후원한 연구는 양성 결과만 낸다'는 도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반례로 기억해 둘 만합니다.
반대편에는 2015년 Richie 등의 6개월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이 있습니다. 비흡연 성인 54명에게 하루 250 mg 또는 1,000 mg을 6개월간 투여했고, 6개월 시점 고용량군에서 적혈구·혈장·림프구 글루타치온이 평균 30~35%, 박리 구강점막세포에서 260% 상승했습니다(P<0.05). 저용량군도 전혈 17%·적혈구 29%가 올랐고, 자연살해세포 세포독성은 3개월 시점 위약 대비 2배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1개월 휴약 후에는 기저치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이 논문은 유료라 자금원·이해관계 진술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등록정보상 주관기관은 대학병원이고 산업체 공동연구자는 등록돼 있지 않은 반면, 원료 제조사가 이 시험을 자사 원료의 임상시험으로 게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됩니다. 이 둘은 층위가 다릅니다.
결론이 갈리는 이유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2014년 Park 등의 연구입니다. 경구 50 mg/kg 투여 후 혈장을 두 분획으로 나눠 쟀더니, 탈단백(유리형) 혈장 분획과 혈구 분획은 변화가 없었는데 단백결합 혈장 분획의 글루타치온만 60~120분에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P<0.01). 1992년 연구가 본 분획과 다른 분획을 재면 결론이 뒤집힌다는 뜻입니다. 즉 "흡수가 안 된다"는 문장은 "그 방법으로, 그 분획에서, 그 시간 동안은 검출되지 않았다"의 축약일 수 있습니다.
2026년 자료는 또 다른 각도를 더합니다. Solnier 등이 건강 성인 14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이중맹검 교차시험에서, 아무 제형 처리도 하지 않은 일반 경구 글루타치온 500 mg의 24시간 노출량(iAUC)은 517.8±180.0 µg/mL·h(논문 표기 µg·mL⁻¹·h), 최고농도 증가분은 42.8±11.5 µg/mL로 측정됐습니다. 0이 아닙니다. 1992년의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2026년 시장에 그대로 옮겨 붙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물론 이 시험도 종말점은 혈중 노출량이지 피부가 아니고, 시험 제품 계열사의 소유주가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정리하면 결과가 갈리는 축은 다섯 개입니다. 하나씩 짚어 보면 상반된 결론이 사실은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 갈리는 축 | 한쪽 | 다른 쪽 |
|---|---|---|
| ① 투여 기간 | 단회·4주에는 변화 없음(Witschi 1992, Allen 2011) | 6개월에는 상승(Richie 2015) |
| ② 측정 분획 | 혈장 유리형은 무변화(Witschi 1992) | 혈장 단백결합형은 60~120분에 상승, P<0.01(Park 2014) |
| ③ 측정 구획 | 혈장만 측정(Witschi 1992) | 적혈구·림프구·구강점막까지 측정, 구강점막 +260%(Richie 2015) |
| ④ 제형·경로 | 일반 캡슐 3주는 오히려 감소(Schmitt 2015, 대사증후군 20명) | 협측 90초 머금기에서 상승(Bruggeman 2019) / 미셀형은 일반형 대비 유의 상승·리포좀형은 짝비교 P값 미보고(Solnier 2026) |
| ⑤ 이해관계 | 후원사가 있는 쪽이 자사 제형에 유리한 비교 구도(Schmitt 2015 = 설하정 제조사 후원·저자 2명이 그 회사 직원·위약군 없음 / Bruggeman 2019 = 후원사가 투여 프로토콜 권고 / Solnier 2026 = 시험 제품 계열사 소유주가 저자) | 단, 원료 제조사(Kohjin) 후원 연구가 음성 결과를 낸 사례도 있음(Allen 2011) |
④에 관한 두 연구는 따로 기억해 둘 만합니다. 2015년 Schmitt 등이 대사증후군 자원자 20명(여 15·남 5)을 대상으로 한 3주 교차시험에서 일반 경구 캡슐군(하루 450 mg)은 혈장 총 글루타치온이 오히려 33.41 µmol/l 감소했고 환원형은 37.98 감소했습니다. 같은 사람들이 설하정을 복용한 기간에는 각각 상승해 군간 비교에서 p=0.05, p=0.03이 나왔습니다. 다만 이 시험은 설하정 제조사가 후원했고 저자 4명 중 2명이 그 회사 직원이며, 위약군이 없습니다. 또한 대상이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글루타치온 상태가 낮을 수 있는 대사증후군 집단이므로, 이 감소를 건강한 사람에게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2019년 Bruggeman 등의 파일럿에서는 '리포좀이 아닌' 나노사이즈 용액 200 mg을 입안에 90초 머금은 뒤 삼키게 했더니 적혈구 글루타치온이 위약보다 유의하게 올랐습니다(p=0.001). 이 시험 역시 후원사가 투여 프로토콜을 권고하고 연구 설계에 소폭 수정을 가했다고 논문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붙여 읽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위 일곱 연구 중 어느 것도 피부색이나 멜라닌 지수를 재지 않았습니다.
| 연구 | 설계 | 인원 | 기간 | 1차 종말점 | 피부 색소 측정 |
|---|---|---|---|---|---|
| Witschi 1992 | 단회 투여 | 7 | 270분 | 혈장 GSH·시스테인·글루타메이트 | 없음 |
| Allen 2011 |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 40 | 4주 | 뇨 F2-isoP, 8-OHdG | 없음 |
| Richie 2015 |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 54 | 6개월 | 전혈·적혈구·혈장·림프구·구강점막 GSH | 없음 |
| Park 2014 | 단회, 분획별 측정 | 미상 | 120분 | 혈장 유리형/단백결합형 GSH | 없음 |
| Schmitt 2015 | 무작위 교차(위약 없음) | 20(대사증후군) | 3주 | GSH/GSSG 비 | 없음 |
| Bruggeman 2019 | 단일맹검 무작위 위약대조 교차 | 15 | 120분 | 적혈구·단백결합 GSH | 없음 |
| Solnier 2026 | 무작위·이중맹검 교차 | 14 | 24시간 | 전혈 GSH 노출량 | 없음 |
'먹는 글루타치온 미백'을 검색했을 때 근거처럼 인용되는 숫자들이 대부분 이 표 안에서 나옵니다. 그 숫자들은 혈액과 조직에 관한 것이지 피부색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리포좀 글루타치온은 정말 다른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직접 비교에서 리포좀 제형이 일반 제형보다 유의하게 낫다는 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검색에서 '리포좀글루타치온'으로 불리는 이 제형에 대해 '리포좀이라야 흡수된다'는 전제부터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이 계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2018년 Sinha 등의 연구입니다. 초록 기준으로 리포좀 글루타치온 복용 2주 후 전혈 40%, 적혈구 25%, 혈장 28%, 말초혈단핵구(PBMC) 100%가 상승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널리 퍼진 이 숫자를 쓰기 전에 설계부터 정확히 옮겨야 합니다.
이 시험은 무작위 대조시험이 아닙니다. 참가자는 12명이고, 두 용량군(500 mg 6명 / 1,000 mg 6명)에 무작위 배정한 것은 맞지만 위약군이 없고 맹검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 스스로 고찰에서 "이 연구 설계는 위약 대조를 쓰지 않았다"고 적었고, 임상시험 등록정보에도 두 팔 모두 실험군이며 맹검은 'NONE', 연구 목적은 치료가 아니라 기초연구(BASIC_SCIENCE)로 등록돼 있습니다. 기간은 4주이고 제품은 피험자가 스푼으로 직접 계량하는 액상이었습니다. 참가자는 평균 60.2세, 12명 중 11명이 여성이었습니다. 위약이 없으므로 저 상승분에 자연변동·계절변동·평균회귀가 얼마나 섞였는지 분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숫자 자체도 논문 안에서 어긋납니다. 초록은 적혈구 25%·혈장 28%로 적었지만 본문은 적혈구 약 28%·혈장 약 25%로 뒤바뀌어 있고, PBMC는 초록 100% / 본문 "거의 2배" / 고찰 200%로 세 가지 표기가 공존합니다. 모든 P값은 "P<0.05" 형태로만 제시돼 정확한 값과 신뢰구간은 논문에 없습니다. 논문의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확인하며 읽는 방법은 인체적용시험이란 무엇인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험이 무엇을 쟀느냐입니다. 측정 항목은 전혈·적혈구·혈장·PBMC의 글루타치온 농도, 단백결합형, 혈장 8-이소프로스탄, 림프구 증식능, 자연살해세포 세포독성이 전부입니다. 논문 전문에서 skin·melanin·pigment·whitening 같은 어휘는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등록 단계의 1차 종말점은 "혈중 글루타치온 농도", 2차는 "면역기능 생체지표"입니다. 즉 이 시험은 미백을 측정한 적이 없습니다. 논문 제목 자체가 "체내 글루타치온 저장량과 면역기능 지표를 올린다"입니다. 자금과 시험 제품은 그 리포좀 제품의 제조·판매사가 댔고(다만 저자 전원은 대학 소속이며 회사가 설계·분석·발표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분석은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리포좀 우위라는 주장 자체도 사람 자료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본 2026년 교차시험이 세 제형을 사람에게 직접 비교했는데, 실제 투여 용량 기준으로 리포좀 300 mg의 24시간 노출량은 645.5±165.0 µg/mL·h, 일반 500 mg은 517.8±180.0 µg/mL·h이고 최고농도 증가분은 45.5±10.7 대 42.8±11.5로 표준오차 범위가 크게 겹칩니다. 그리고 논문이 보고한 짝비교 P값은 미셀형 대 일반형 하나뿐이며, 리포좀 대 일반의 짝비교 P값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유의한 우위가 확인된 것은 미셀 제형 쪽입니다. 그렇다고 "리포좀이 열등하다"로 옮기는 것도 과장입니다. 정확한 문장은 "리포좀 제형이 일반 제형보다 유의하게 낫다는 결과는 이 시험에서 나오지 않았다"입니다.
기전 쪽 검증도 아직 도달점이 낮습니다. 리포좀이 위산과 소화효소로부터 내용물을 지켜준다는 주장에 대해, 리포좀 경구 전달을 다룬 2019년 약제학 종설은 담즙산이 포스파티딜콜린 이중층을 붕괴시키고 췌장 리파아제가 인지질을 가수분해한다고 정리하면서 "온전한 리포좀이 장 상피세포를 통과한다는 직접 증거는 지금까지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는 글루타치온을 직접 시험한 것이 아니라 리포좀 전달 일반에 대한 서술이므로, "리포좀이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확인되는 것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한편 리포좀이 아닌 일반 캡슐만으로도 위약대조 시험에서 체내 저장량이 올랐다는 것이 앞서 본 2015년 6개월 시험입니다. '리포좀이라야 흡수된다'는 전제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자료입니다.
'리포좀'·'필름형'이라는 표기는 무엇을 보장하나?
제형 이름이 붙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그 제형이라는 것도, 표시된 함량이 들어 있다는 것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 규제기관 문서로 확인되는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먼저 표기 쪽입니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는 2021년 11월 3일, 한 리포좀 비타민C 제품의 '리포좀' 표기에 대해 위반 인정(Upheld) 판정을 내렸습니다(사건번호 A20-1083951). 정부화학연구소(LGC)의 전문 자문을 받아 업체가 제출한 두 건의 시험자료를 검토한 결과, 업체가 쓴 입자추적분석(PTA)은 "지질 이중층의 존재 여부를 알려주기에 적합한 방법이 아니고" 시료를 1:400,000으로 희석한 것이 오히려 리포좀을 파괴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론은 "제품에 리포좀이 들어 있다는 것을 보이기에 증거가 불충분하다"였고, ASA는 적절한 입증자료가 없는 한 '리포좀 비타민C'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ASA는 법정 행정기관이 아닌 광고업계 자율규제기구입니다). 이 판정은 영국의 비타민C 제품 한 건에 대한 것이며 글루타치온 제품이나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판정이 아닙니다. 다만 입자 크기를 쟀다는 것과 리포좀임을 증명했다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 그리고 리포좀이 희석만으로도 깨질 만큼 취약하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습니다.
함량 쪽은 국내 자료가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12월 발표한 「글루타치온 식품 안전실태조사」는 필름형 글루타치온 식품 20개를 시험검사했습니다. 중금속(납·카드뮴·비소)과 붕해도는 20개 전 제품이 이상 없었습니다. 문제는 함량이었습니다. 아미노산 정량으로 확인한 실측 글루타치온 함량은 표시 함량의 21.8%에서 66.6% 수준이었고, 함량을 표시·광고한 7개 중 5개가 표시량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조사는 그 배경으로 시험법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일부 사업자가 순도 98~102%의 정제된 약물에 적용하는 의약품용 약전 시험법으로 효모추출물의 글루타치온을 정량하고 있었는데, 전문가 자문과 식약처 회신 모두 이를 식품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습니다. 일부 수입 효모추출물 성적서에는 글루타치온 함량이 조단백질 함량보다 높게 적혀 있기도 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짚은 규제 공백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조사는 필름 형태 제품에 대해 건강기능식품에는 붕해도 기준이 있지만 일반식품에는 관련 기준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문헌 쪽도 비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소비자원 조사 내용이 아니라, 이 글을 쓰며 필자가 PubMed를 직접 검색해 확인한 결과입니다. 확인된 글루타치온 필름 문헌은 제형 개발 연구 1편뿐이었고, 그것도 시험관 내 방출 시험과 돼지 점막을 쓴 체외 투과 시험이었습니다. 필름형 경구 글루타치온의 흡수나 효능을 사람에게서 검증한 발표 자료는 필자의 검색으로는 찾지 못했습니다. 없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럼 피부 색소를 실제로 잰 연구는 뭐라고 하나?
색소를 종말점으로 한 경구 시험은 존재하지만, 결과는 '경향' 수준이고 대상 집단이 좁습니다. 확인되는 주요 시험은 셋입니다.
2017년 Weschawalit 등의 12주 시험은 이 계열에서 설계와 결과를 원문으로 끝까지 확인할 수 있는 3군 위약대조 단독성분 시험입니다. 태국 방콕의 건강한 여성 60명을 등록해 57명을 분석했고, 산화형 250 mg·환원형 250 mg·위약 3군으로 나눠 12주간 취침 전에 복용하게 했습니다. 얼굴 좌우, 전완 신전면 좌우, 위팔 안쪽 좌우 6개 부위에서 멜라닌 지수를 쟀습니다. 본문 결과는 명확합니다. "얼굴과 팔을 포함한 전 부위에서 위약보다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 > 0.05)." 유의했던 것은 사후에 나눈 40세 초과 하위군에서 환원형군의 햇빛노출 우측 전완 한 곳(P=0.031)이고, 그 비교의 인원은 7명 대 위약 10명입니다. 좌측 전완은 P=0.057로 유의 수준에 닿지 못했습니다.
같은 논문에서 함께 읽어야 할 사실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수분 함량은 햇빛 비노출 좌측 팔에서 환원형군이 위약군보다 낮게 나왔습니다(P=0.031, 40세 초과 하위군에서는 햇빛노출 우측 얼굴에서도 P=0.048). '보습이 좋아졌다'로 옮기면 사실 오류입니다. 참가자 본인의 주관 만족도는 3군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었습니다(P>0.05). 기기가 잰 미세한 차이와 사람이 느끼는 변화는 별개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시험에 쓰인 하루 250 mg이라는 용량은 효과를 최적화해 정한 숫자가 아니라 태국·대만 규제당국이 허용한 상한에서 나온 것이라고 저자들이 적었습니다. 연구비와 시험 캡슐·위약은 모두 원료 제조사가 제공했고, 그럼에도 논문에는 이해상충이 없다는 문구가 병기돼 있습니다. 저자들이 스스로 밝힌 한계는 "대상자가 전원 여성이고 아시아인이며 특정 연령대에 한정된다"입니다.
2012년(온라인 선공개 2010년) Arjinpathana와 Asawanonda의 4주 시험은 태국 의대생 60명에게 하루 500 mg을 두 번에 나눠 4주간 투여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입니다. 6개 부위 모두에서 멜라닌 지수가 감소했지만 위약 대비 유의한 곳은 2곳(우측 얼굴 P=0.021, 햇빛노출 좌측 전완 P=0.036)이었습니다. 저자 결론도 "소수의 피험자에서 피부색이 밝아지는 결과"라고 적었고, 장기 안전성은 확립되지 않아 더 광범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시험은 혈중 글루타치온 농도를 재지 않았습니다.
2016년(온라인 선공개 2015년) Handog 등의 8주 시험은 협측 로젠지를 쓴 필리핀 여성 30명 연구인데, 제목 자체가 "공개라벨·단일군 시험"입니다. 무작위 배정도, 눈가림도, 위약군도 없습니다. 여기서 보고된 '유의한 감소'는 위약 대비가 아니라 참가자 자신의 기저치 대비입니다.
이후 자료는 오히려 부정적인 쪽이 더해집니다. 2021년 인도네시아 3개 대학병원에서 83명이 12주를 완료한 무작위·이중맹검 시험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자금원은 제약사). 단, 이 시험이 먹인 것은 글루타치온 단일 성분이 아니라 L-글루타치온에 아스코르브산·알파리포산·아연아스파르트산을 더한 4성분 복합제입니다. 그래서 이 결과는 '복합제로도 유의차가 나오지 않았다'까지만 말해 주고 글루타치온 단독의 효과나 무효과를 분리해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리뷰들의 총평도 비슷합니다. 2020년 Sitohang과 Ninditya의 근거 평가는 최종 포함된 세 시험 — 경구 2편(Arjinpathana, Weschawalit)과 정맥주사 1편(Zubair 2016) — 을 모두 근거수준 2로 매기고, 경구와 주사를 함께 묶어 "전신 글루타치온은 피부 미백제로서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으며, 일부 부위에서만 효과가 있었고, 복용을 중단하면 피부색이 원래대로 돌아가므로 장기 효과는 지속되지 않는다"고 결론했습니다. 다만 같은 리뷰의 비평 표에서 정맥주사 시험(Zubair 2016)은 무작위배정·눈가림 항목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표시돼 있어, 이 결론을 경구 단독에 대한 판정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2019년 Dilokthornsakul 등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경구 500 mg/일과 국소 2.0% 산화형 글루타치온이 햇빛 노출 부위의 멜라닌 지수를 밝힐 수 있었으나 햇빛 비노출 부위에서는 어떤 제품도 유의한 감소가 없었다고 정리한 뒤, "포함된 연구들의 질과 일관되지 않은 결과 때문에 현재 근거는 여전히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반대로 2025년 Sarkar 등의 체계적 문헌고찰 초록은 "5편의 무작위 대조시험이 위약 대비 멜라닌 지수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고 요약합니다. 그런데 이 요약은 원논문 두 편과 충돌합니다. 2017년 시험은 전체 집단에서 P>0.05라고 본문에 적었고, 2021년 인도네시아 시험(위 4성분 복합제)도 유의하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 리뷰 한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사실이 아닌 서술이 됩니다. 근거를 확인할 때 리뷰의 요약문과 원논문의 결과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상 집단을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경구 색소 시험은 태국(2012년·2017년)·필리핀(2016년)·인도네시아(2021년)에서 수행된 것들입니다. 성별이 기재된 시험은 모두 여성만 등록했고, 피부광반응형이 기재된 시험은 IV~V형이 대부분이었으며 참가자는 성인이었습니다. 다만 2012년 태국 시험은 피부타입을 적지 않았고, 2021년 인도네시아 시험은 참가자가 건강한 사람인지를 따로 밝히지 않았습니다(피부과 외래 모집). 대상 국가·피부타입을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한 연구는 이 글의 근거로 쓰지 않았습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경구 글루타치온 미백 임상은 검색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기미(멜라스마)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구 시험도 0편입니다. 기미 환자에게 글루타치온을 쓴 연구는 존재하지만 미세침·메조테라피·피내주사처럼 경로가 전혀 다릅니다. 2020년 리뷰 저자들이 "태국·필리핀에서 수행된 연구를 인도네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적은 것과 같은 논리가 한국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기미라는 질환 자체에 무엇이 쓰이고 무엇이 못 하는지는 기미 없애는 법, 실제로 뭐가 있나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국내에서 먹는 미백 영양제는 어떤 지위인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이며, 그보다 앞서 '피부 미백'이라는 식품 기능성 항목 자체가 국내 제도에 없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건강기능식품을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정의하고, 제15조가 두 개의 문을 둡니다. 식약처장이 고시한 원료(고시형)이거나, 자료를 제출해 인정받은 원료(개별인정형)여야 합니다. 이 두 목록 어디에도 없는 성분은 정의상 건강기능식품이 될 수 없습니다.
두 목록을 직접 열어 확인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식약처 고시 제2026-43호) 전문에서 '글루타치온'·'글루타티온' 검색 결과는 0건이고, 같은 고시 전문에서 '미백'도 0건입니다. 식품안전나라에 게시된 원료별 정보 655건(영양성분 28 / 고시형 69 / 개별인정 465 / 사용할 수 없는 원료 93) 가운데 개별인정 465건을 포함한 534건의 상세 내용을 내려받아 검색해도 '미백' 0건, '멜라닌' 0건, '글루타치온' 0건입니다. '색소'가 걸리는 17건은 전부 눈 건강의 황반색소밀도입니다.
국내 개별인정 제도에서 '피부'로 인정된 기능성은 세 유형뿐입니다. 피부보습(53건),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으로부터 피부건강 유지(54건),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3건). 색소나 미백으로 인정받은 원료는 한 건도 없습니다. "심사에서 떨어졌다"가 아니라 "심사받을 항목이 없다"가 정확한 서술입니다.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일반식품 기능성표시 제도도 우회로가 되지 못합니다. 이 제도가 허용하는 기능성은 고시형 기능성, 일반식품 사용신청으로 인정받은 개별인정 기능성, 그리고 인체적용시험·문헌고찰로 실증한 특정 항목(숙취해소 등) 셋뿐이고, 기능성 범위를 정한 별표 전문에서도 '미백'은 0건입니다. 게다가 이 제도는 정제, 캡슐, 스틱·포 형태의 과립·분말, 앰플·스프레이형 액상을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합니다. 시중 경구 글루타치온이 취하는 정제형·앰플형은 이 제도조차 쓸 수 없는 구간에 있습니다. 설령 쓸 수 있다 해도 주표시면에 "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멜라닌영양제'·'미백영양제'라는 이름은 두 갈래로 규정에 걸립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은 제3호에서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제4호에서 "거짓·과장된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합니다. 시행령은 제3호의 내용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3조제2호에 따른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표현하는 표시·광고"로 구체화하고, 거짓·과장에는 신체조직의 기능·작용·효과·효능을 표현하는 광고가 포함된다고 규정합니다. 벌칙도 다릅니다.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위반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제26조), 제4호부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27조)입니다.
이것이 문서상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식약처가 2024년 6월 3일 발표한 온라인 부당광고 232건 적발 자료에는 거짓·과장 사례로 "'주름방지', '피부노화방지', '피부미백', '모발케어' 등 신체조직의 기능·작용·효과·효능에 관하여 표현한 광고"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위반 유형에서 가장 많은 것은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한 광고(134건, 57.8%)였고, 2026년 6월 15일 자료(225건)에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됩니다. 글루타치온 제품만 놓고 보면 소비자원 조사가 더 구체적입니다. 온라인 판매 100개 중 59개(59%)가 부당광고로 분류됐고, 그중 건강기능식품 오인이 46개(78.0%), 거짓·과장이 6개(10.2%)였으며 적발 표현에 '피부 탄력'과 '피부미백 효과'가 들어 있습니다.
바르는 것과 먹는 것은 제도가 어떻게 다른가?
바르는 것에는 미백을 심사받는 절차가 조문으로 존재하고, 먹는 것에는 그 절차 자체가 없습니다. 이것이 두 경로를 같은 문장에 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화장품법」 제2조제2호 가목은 기능성화장품의 첫 번째 항목으로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명시합니다. 그리고 제4조는 기능성화장품으로 판매하려면 품목별로 안전성·유효성에 관해 식약처장의 심사를 받거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정하고, 유효성 심사는 제2조제2호 각 목에 규정된 효능·효과에 한해 실시한다고 못 박습니다.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미백 고시 원료는 함량 범위까지 정해진 9종이고, 글루타치온은 그 9종에 없습니다. 이 원료들이 각각 어디까지 검증됐는지는 나이아신아마이드, 알부틴, 트라넥삼산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고시 원료 9종은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경로일 뿐이며, 다른 원료로 개별 심사를 받는 경로가 화장품 쪽에는 열려 있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바르는 것 안에서도 의약품과 화장품의 경계가 어디서 갈리는지는 색소침착 연고와 크림, 뭐가 다른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필자 제품을 예로 들면 이 구조가 분명해집니다. 필자가 판매하는 기미크림이 미백 기능성 화장품인 것은 미백 고시 원료를 정해진 함량 범위 안에서 배합해 심사·보고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지, 전성분표에 글루타티온이 들어 있어서가 아닙니다(성분표와 기능성 표시를 갈라 읽는 방법은 허브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반대로 필자가 판매하는 먹는 형태의 보조제는 애초에 미백 기능성을 신청할 창구가 없습니다. 바르는 쪽은 심사에 통과했기 때문에 표시할 수 있고, 먹는 쪽은 통과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신청서를 낼 항목이 없어서 표시할 수 없습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상태이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먹는 건 아직 인정을 못 받았나 보다" 정도로 읽히기 쉽지만 실제로는 심사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식품 쪽에 새 기능성 영역이 생기려면 식약처가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도 선례로 확인됩니다. 식약처는 2022년 7월 21일 "그동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모발 건강 관련 기능성" 평가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능성 내용은 '모발의 건강 상태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고, 발모·탈모예방 같은 치료 영역은 제외되며, 인체적용시험은 24주 이상이어야 합니다. 즉 식품에서 새 기능성 범주는 규제기관이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 비로소 개발과 인정이 가능해집니다. 피부 미백에 대해 그런 가이드가 마련됐다는 자료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안전성은 어디까지 확인됐나?
확인된 범위 안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 보고가 없지만, 확인된 범위 자체가 좁습니다.
색소를 잰 12주 시험(57명)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은 소양감, 반상 홍반, 일시적인 미세 붉은 반점, 피로감이었습니다. 치료군 합산 5명(13.15%), 위약군 4명(21.05%)으로 위약군의 빈도가 오히려 더 높았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상반응이 적었다"보다 "치료군과 위약군의 이상반응이 구분되지 않았다"가 더 정확한 서술입니다. 다만 이 시험에서 간효소 상승으로 2명이 중도 탈락했고(수 주 내 정상화), 저자들은 고찰에 "일반의약품처럼 살 수 있는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적었습니다. 이는 12주, 건강한 태국 여성 한 집단의 자료입니다. 더 긴 6개월 시험도 있지만 그 논문은 유료라 이상반응 부분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안전성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미국의 GRAS 지위가 안전성 근거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글루타치온은 GRAS 통보 293번으로 2009년 7월 접수돼 같은 해 12월 "FDA는 질문이 없다"는 회신으로 종결됐고, 통보자는 일본의 원료 제조사이며 대상 용도는 미국 내 식품 원료로서 1회 제공량 5~742.5 mg 범위입니다. 즉 GRAS는 의도한 용도에서의 안전성 범주이고, 통보자가 스스로 판단한 것을 FDA가 회신하는 구조이며, 절차 어디에도 효능 평가는 없습니다. 게다가 국내 사정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소비자원 조사의 각주는 "글루타치온은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나(식약처 식품기준과, 2023.11.23.) 효모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로, 제조·판매사업자는 효모추출물을 첨가하여 글루타치온 식품을 제조"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치료 중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경구 글루타치온을 평가한 공적 자료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수유 중 약물 데이터베이스(LactMed)에 글루타치온 단독 항목이 없고, 확인된 경구 시험들의 제외기준에도 임신·수유는 들어 있지 않으며, 논문 본문에도 언급이 없습니다. 안전하다는 자료도 위험하다는 자료도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제도적 공백이 하나 더 겹칩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섭취량·섭취방법 및 섭취 시 주의사항'과 '기능성에 관한 정보 및 기능성을 나타내는 성분의 함유량'을 건강기능식품(제3호)에만 규정하고, 일반식품(제1호)에는 '소비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만 둡니다. 즉 일반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처럼 섭취량과 섭취 시 주의사항을 적어 두는 법정 표시 항목이 없습니다. 주의할 대상이 없어서 안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 글이 아니라 진료에서 정할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혼동을 막아 둡니다. 글루타치온 관련 규제기관 경고 문서로 자주 인용되는 필리핀 식약청 2019년 권고, 미국 FDA 소비자 경고, 식약처 2018년 안전사용 매뉴얼 개정 자료는 모두 명시적으로 주사제에 관한 문서이고, 첫 문장부터 "주사용 미백제", "정맥·근육·피하 주사", "주사제 5종"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주사 경로의 근거와 규제 지위는 글루타치온, 미백에 정말 효과 있나?의 주사 항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 경고를 먹는 제형에 그대로 옮기는 것도, 반대로 "주사가 위험하니 먹는 게 낫다"로 읽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검색해서 나오는 후기들은 무엇을 말해주나?
상단이 사실상 전부 상거래 모듈이고, 판매 링크가 붙은 글에 대가성 고지가 텍스트로는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9월 3일 기준으로 세 키워드('리포좀글루타치온', '먹는 글루타치온', '글루타치온 필름')의 네이버 통합검색과 블로그탭을 직접 내려받아 확인했습니다.
세 키워드 모두 관련 광고 → 네이버 가격비교 →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순으로 상거래 블록이 먼저 나오고 그다음이 클립·메이트·인기글이었으며, 1페이지 HTML 안에 지식백과 0건, 네이버뉴스 링크 0건이었습니다. 사전이나 언론 같은 중립 정보 블록이 상단에 아예 없다는 뜻입니다.
블로그탭 상위 10편씩 총 30편의 본문을 열어 검사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본문 텍스트에 대가성 고지가 있는 글은 30편 중 1편(제휴 수수료 고지)이었고,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원고료"·"체험단"·"협찬" 문구는 0편이었습니다. 반면 본문에 쇼핑 상품카드를 붙인 글은 10편이었고, 카드 개수는 글당 6~40개였습니다. 즉 판매 링크는 있는데 고지 문구는 텍스트에서 확인되지 않는 조합이 9편입니다.
여기서 표현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고지가 텍스트에 없다는 사실만으로 대가성 유무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지 안에 고지를 넣었거나 배너로만 표기한 경우는 이 검사에서 놓칩니다. 확인된 사실은 "상위 문서가 전부 업체 체험단"이 아니라 "상품 판매 링크가 붙어 있는데 대가성 고지는 본문 텍스트에서 확인되지 않는 글이 상위에 다수 있다"까지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나?
확인된 것은 세 가지입니다. 흡수와 미백은 서로 다른 질문이고, 색소를 실제로 잰 시험의 결과는 '경향' 수준이며, 국내에는 먹는 것의 미백 기능성을 심사받을 항목 자체가 없습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첫째, 흡수와 미백은 다른 질문입니다. 리포좀·설하·협측 제형의 상승 수치는 전부 혈액과 조직에 관한 것이고, 그 연구들은 피부색을 잰 적이 없습니다. 둘째, 색소를 실제로 잰 시험의 결과는 '경향' 수준입니다. 글루타치온 단독을 12주간 위약과 비교한 시험은 전체 집단에서 유의차가 없었고, 유의했던 것은 7명 대 10명의 사후 하위군 한 부위였으며, 참가자 본인들의 체감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중단하면 되돌아간다는 것이 리뷰들의 공통 지적입니다. 셋째, 국내에서 먹는 글루타치온은 일반식품이고, 먹는 것에 미백 기능성을 심사받을 항목 자체가 없습니다. '미백영양제'라는 이름은 그래서 마케팅 표현이 아니라 규정상 위험 표현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확인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정보입니다. 한국인 대상 경구 시험은 확인되지 않았고, 기미 환자 대상 경구 시험도 0편이며, 필름형의 사람 대상 자료는 찾지 못했고, 임신·수유 중 안전성에 대한 공적 판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빈칸들은 "효과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답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 빈칸을 후기와 광고 문구가 대신 채우고 있는 것이 현재 검색 결과의 모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리포좀 글루타치온을 먹으면 얼굴이 하얘지나요?
그렇게 말할 근거가 아직 없습니다. 리포좀 경구 글루타치온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2018년 연구는 위약군 없이 12명을 두 용량군에 배정한 4주 파일럿이고, 측정한 것은 혈중 글루타치온 농도·산화스트레스 지표·면역 지표입니다. 논문 전문에 피부·멜라닌·색소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임상시험 등록 단계의 종말점에도 피부 항목이 없습니다. 즉 이 시험은 미백을 측정한 적이 없습니다. 색소를 종말점으로 측정한 경구 시험은 이와 별개 계열로 존재하며, 2017년 태국의 12주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57명 분석)에서는 멜라닌 지수가 전체 집단에서 위약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P > 0.05).
그럼 색소를 잰 연구에서는 효과가 나왔나요?
전체 집단 기준으로는 위약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2017년 태국의 12주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57명 분석)은 얼굴과 팔 전 부위에서 멜라닌 지수가 위약보다 낮아지는 경향은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고 본문에 적었습니다(P > 0.05). 유의했던 결과는 사후에 나눈 40세 초과 하위군의 한 부위 한 건(7명 대 10명, P=0.031)뿐입니다. 2012년(선공개 2010년) 4주 시험에서는 6개 부위 중 2곳이 위약 대비 유의했고, 저자들도 "소수의 피험자에서"라고 적었습니다. 리뷰들의 총평은 "일부 부위에서만 효과가 있었고 중단하면 되돌아간다" 또는 "근거가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입니다.
일반 캡슐보다 리포좀·필름형이 더 잘 흡수되나요?
사람 대상 직접 비교에서 리포좀의 유의한 우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14명 교차시험에서 리포좀 300 mg과 일반 500 mg의 24시간 노출량은 645.5±165.0 대 517.8±180.0 µg/mL·h로 표준오차 범위가 크게 겹쳤고, 논문이 보고한 짝비교 P값은 미셀 제형 대 일반 제형 하나뿐이었습니다. 필름형은 상황이 더 좁습니다. 필자가 PubMed에서 확인한 필름형 문헌은 시험관·동물 점막을 쓴 제형 개발 연구 1편뿐이고, 사람에게서 흡수나 효능을 확인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리포좀이라야 흡수된다'는 전제도 성립하지 않는데, 일반 캡슐만으로 6개월 위약대조 시험에서 체내 저장량이 오른 자료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파는 먹는 글루타치온은 건강기능식품인가요?
아닙니다. 글루타치온은 건강기능식품 공전의 고시형 기능성 원료에도, 개별인정 원료 465건에도 없습니다. 두 목록 어디에도 없는 성분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의 정의상 건강기능식품이 될 수 없으므로 일반식품으로 유통됩니다. 한국소비자원도 2023년 조사에서 글루타치온 식품이 기타가공품·고형차·캔디류 등 일반식품 유형으로 유통된다고 밝혔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고시형·개별인정·일반식품 기능성표시 세 제도 전부에서 '미백'이라는 기능성 문구가 0건이며, 먹는 것에는 미백을 심사받을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표시된 함량은 믿을 수 있나요?
적어도 2023년 한국소비자원이 시험검사한 필름형 20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공적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그 조사에서 확인한 실측 결과는 이렇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필름형 글루타치온 식품 20개를 시험검사한 결과, 실측 함량이 표시 함량의 21.8%에서 66.6% 수준이었고 함량을 표시·광고한 7개 중 5개가 표시량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배경으로는 의약품용 약전 시험법을 식품에 적용하는 부적절한 정량 관행이 지적됐습니다. 중금속과 붕해도는 20개 모두 이상이 없었지만, 필름 형태에 대해 건강기능식품에는 붕해도 기준이 있는 반면 일반식품에는 관련 기준이 없다는 공백도 같은 조사가 짚었습니다. 표기 문제는 제형 이름에서도 발생합니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 광고업계 자율규제기구)는 2021년 영국의 한 리포좀 비타민C 제품에 대해 '리포좀' 표기의 입증이 불충분하다고 판정하고 적절한 입증자료가 없는 한 그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글루타치온 제품이나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판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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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6-4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식품안전나라 —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정보(고시형·개별인정 원료 목록)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4조·제8조·제26조·제27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1]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 국가법령정보센터 PDF
-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 식약처 고시 제2024-62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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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2024. 6. 3.) — 온라인 부당광고 232건 적발('피부미백' 적발 사례 명시) PDF
-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2026. 6. 15.) — 식품 등 온라인 부당광고 225건 적발
-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참고자료(2022. 7. 21.) — 모발건강 관련 새로운 기능성 평가 가이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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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NIH LactMed(Drugs and Lactation Database) — 수유 중 약물·보충제 데이터베이스
- 미국 FDA 소비자 경고 — Injectable Skin Lightening and Skin Bleaching Products May Be Unsafe(원 페이지 삭제, 아카이브 스냅샷)
- 필리핀 FDA Advisory No. 2019-182 — 주사용 글루타치온 미백 사용 경고
-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참고자료(2018. 5. 30.) — 글루타티온주사제 등 5종 의약품 안전사용 매뉴얼 개정